與 일각 '제3의 빅카드론'… "일고의 가치 없어" 일축도
17일 한나라당 주변에선 때아닌 "정몽준 대표 등 제3의 인물을 서울시장후보로 차출하자"는 얘기가 나돌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해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김충환 의원을 포함한 4명의 주자가 겨루는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이 본격 시작된 시점이었다.
'제3의 빅 카드 차출론'의 배경엔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후보로 거론되는 한명숙 전 총리의 수뢰 의혹 재판이 있다. 만일 내달 9일 1심 선고에서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 한 전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분위기가 더해질 경우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일부의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물론 '한명숙 바람'이 불 경우에도 오 시장과 원 의원, 나 의원 간의 3파전을 흥행시키면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여당 내부에 더 많다. 하지만 여권 일부에서는 대선주자급의 '빅 카드'를 서울시장 선거에 긴급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친이계 핵심 인사는 이날 "한 전 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아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여권은 대선주자급 인물들을 움직여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구도를 다시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측은 "한마디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정 대표 측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방안"이라며 "아이들 장난 같은 말이 계속 나올 경우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일부에서는 한 전 총리가 무죄 판결을 받아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한 전 총리가 돈을 받고 안받고를 떠나 부적절한 모임을 가졌다는 것, 골프샵에 따라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치적으로 유죄"라며 "서울시장후보 경선을 잘 치르면 이미 거론된 주자들이 충분히 한 전 총리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