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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 新성장시대 열어라] <1부> 2. 위협받는 소프트웨어 안보와 인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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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 新성장시대 열어라] <1부> 2. 위협받는 소프트웨어 안보와 인재난

입력
2010.03.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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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베디드 SW 국산화율 한자릿수… 170조 블루오션이 '남의 떡'

특히 지난해에는 아시아에서 처음 미 항공국(FAA)으로부터 'DO-178B 레벨 A' 승인을 받았다.

이는 국제 항공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표준. MDS 관계자는 "레벨 A 승인을 통해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필요로 하는 항공기 비행 제어 및 엔진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무인기, 유도무기, 육상 전투 체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2000년 개발을 시작해 이듬해 첫 제품을 내놓았고 현재 60여 곳에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상용화한 국내 최초의 운영체제이다.

네오스가 있기까지 홍 연구원은 8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 96학번인 그는 대학 학부 시절 우연히 들은 소프트웨어 관련 강의에서 소프트웨어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대학원에 진학하며 전공을 아예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로 바꿨다.

연구실에서 항공용 실시간 운영체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던 홍 연구원은 2002년 MDS로 자리를 옮겨 파트 타임으로 일했고 이듬해 대학원을 마치고 MDS 정식 연구원으로 취직했다.

대기업 등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중소기업을 택한 까닭을 묻자 그에게서 "그냥 좋아서"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돈이나 명예 보다는 사명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두 곳에서 직장 생활을 경험했다는 김은주(31) 선임연구원 역시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며 "쉽지는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지만 소프트웨어 관련 인재들의 생활은 가시밭길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가장 힘들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 연구원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하면 전산실에서 컴퓨터나 고치는 사람 정도로 안다"며 "친구도 가족도 허드렛일 정도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원(28) 선임연구원은 "출퇴근이라는 개념도 없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는 일"이라며 "당장 결과를 내놓으라는 외부의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숱한 시행 착오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 쓸 데가 없다는 현실 역시 허탈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규철 박사는 "중소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도 대기업들이 쓰질 않는다"며 "국내 중소기업을 믿지 못하겠다며 비싼 로열티를 주고 외국산 소프트웨어를 산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국내 한 대기업은 인도 현지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를 만들 정도라는 것.

중소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 대신 높은 기술 수준이 필요하지 않은 어플리케이션이나 플랫폼 서비스에 치중한다.

블루오션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레드오션에서 헤매다 사라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이 박사는 강조했다.

결국 IT, 항공, 국방, 자동차 등 주요 분야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국산화율은 1∼15%이 고작이고 이러다가는 우리 산업의 알맹이는 모두 미국, 유럽 산이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젊은 인재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손을 떼거나 아예 관심도 갖지 않고 있다. 홍 연구원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든 이들 중에는 그만 둔 경우가 상당수"라며 "지금껏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입사한 엄윤형(26) 주임은 "소프트웨어 관련 전공자 중에서는 무관심과 냉대를 이겨내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젊음을 바치기 보다는 좋은 조건으로 대기업에 가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홍 연구원은 "몇 개 회사 골라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5년이고 10년이고 시간을 주고 묵묵히 결과를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미래형 융합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들이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관련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이미 다른 곳에 빼앗겼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우리만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다음 세대 먹거리를 찾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베디드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은 시스템을 움직이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에 미리 집어넣은 컴퓨터 시스템이다. 개인용 컴퓨터(PC)와 달리 특정한 요구에 반응하며, 미리 정해진 작업만 수행한다. 전 세계 관련 시장은 2012년 17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嗤?국내 주요 분야의 국산화율은 한 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할 만큼 이 분야에서 많이 뒤처져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체가 외국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상준기자

■ 정부 복안은

'제조업-시스템반도체기업-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기업' 삼각편대를 발진한다.

2012년 시장규모가 17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며 일약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임베디드소프트웨어 시장 공략을 위한 정부의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재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국산화율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휴대폰의 경우 국내 기업의 손으로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확보하는데 사활을 건다. 자동차 분야는 '차량 IT혁신 센터'를 적극 지원한다. 정보통신진흥원, 현대기아차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지난해 문을 연 센터는 10개 과제를 진행 중인데 '통합 안테나시스템 개발' 등 결과물을 내년 현대ㆍ기아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국제표준소프트웨어 규격 '오토사(AUTOSAR)' 기반의 운영체제 개발도 힘을 쏟는다.

조선, 로봇 분야에 있어서는 지능형 디지털 선박통합관리,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용 무선 통신, 로봇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오픈 마켓을 통한 로봇기술 사업화 촉진 등에 집중한다. 국방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 국산화가 가능한 무기체계에 예산을 먼저 배정하고 기술 개발 성공한 소프트웨어는 민간에 넘길 계획이다.

정부는 이렇게 만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국방 관련 사업화 연계 기술 개발(R&BD)을 통해 시험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항공위성, 인터넷 등이 모두 미국의 국방 분야를 통해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부처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수출지원협의회'를 통해 미국, 일본 등 대규모 시장 분석과 기술 교류를 통해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돕는다.

소프트웨어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뛰어난 인재. 정부는 특히 고급ㆍ융합 인재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프트웨어융합 전문가의 전문 연수 교육과 기업 채용을 잇는 소프트웨어융합 채용 연수 사업을 신설, 기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을 집중 양성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해도 취업 후 처음부터 다시 훈련을 시키는 실정"이라며 "현장 중심의 집중 교육을 통해 인력의 질을 높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공모전 수상자 등 700명의 우수 소프트웨어인재를 뽑아, 이들에게 최고 전문가의 실전 교육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도 새로 만든다. 여러 관문을 통해 뽑힌 10명 안팎에게 지경부 장관 이름으로 인증서를 주고 장학금과 취업 지원 혜택도 마련한다.

재계, 관련 협회, 전문 교육 기관이 함께 자동차ㆍ조선 등 10대 소프트웨어 융합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융합과정도 신설,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 소프트웨어 인재가 커 나갈 수 있도록 한다. 7만 여 명의 소프트웨어 종사자를 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구인기업과 구직인력을 연결해 주는 짝짓기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신서비스 발굴 등 소프트웨어와 산업을 하나로 뭉친 소프트웨어 수요 창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면서 "올해 확보한 관련 예산 2조3,000억원에다 3년 동안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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