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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이스터고 개교 후에도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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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마이스터고 개교 후에도 '공사중'

입력
2010.03.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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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사 중입니다." "아직 준비가 안됐습니다."

전국 21개의 마이스터고가 입학식을 치르고 학생들의 수업이 시작된 지 보름이 넘었다. 하지만 이들 학교를 직접 방문해보면 아직 정상적인 수업을 할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기숙사, 실습실은 공사중인 곳이 많고, 전문 교사와 전용 교재도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해 수업에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처지이다.

물론 기존 학교들과는 달리 입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고,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을 새로 들여 최신 실습실을 꾸미려다 보니 건물 증축 공사 등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도 있다. 충북반도체고의 경우처럼 세계 최초로 반도체를 전문으로 하는 학교를 만들다 보니 모든 교재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정책을 세우고 나면 준비의 치밀성은 소홀히 한 채 일단 밀어붙이고 보자는 식의 정책 실행 조급증이 이번 마이스터고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결국 학교 문을 일단 열어놓고 나중에 보완하자고 생각한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제도적인 부분에서도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기업 관계자들은 마이스터교가 실제 현장에서 꼭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 준다면 얼마든지 채용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남학생들은 군대문제가 걸림돌이다. 여학생들과 달리 남학생들은 졸업 후 채용이 되더라도 군 입대가 불가피하며, 군에서 2,3년 생활하고 오면 업무를 다시 배워야 하는 문제점이 남는다. 결국 기업들이 이런 학생들을 선발하기를 꺼려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입대연기 같은 소극적 대안보다는 병역특례 같은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한 전문가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이스터고가 분명 대학에 가지 않고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기능 명장을 길러내는 교육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은 틀림없다. 서둘러 보완작업을 마무리해, 시작부터 첫 단추를 잘못 뀄다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강희경 경제부 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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