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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부실 수사" 혼쭐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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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부실 수사" 혼쭐난 경찰

입력
2010.03.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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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경찰청으로부터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사건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고 경찰의 부실수사를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또한 의원들은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자에 대한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의원들의 강도 높은 추궁에 거듭 사과하며 시종 낮은 자세를 취했다.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경찰이 이모양 사건을 단순실종으로 인식했다"면서 "14일간 300미터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범인을 연인원 3만9,000여명을 동원하고도 찾지 못했다"고 초동대응 미흡과 이후의 부실수사를 질타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도 '실종아동 74%가 실종 후 평균 3시간 내 살해당한다'는 미국어린이유괴예방기구 자료를 소개한 뒤 "경찰이 현재 있는 (실종사건 대응) 매뉴얼대로 했으면 불행을 막을 수도 있었다"고 경찰 초기대응을 비판했다.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은 "성범죄자는 걸어다니는 흉기인데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김충조 의원은 "경찰이 '시키는 일만 하자' '욕은 덜먹자'라는 생각부터 없애야 한다"고 복무기강 해이를 질타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경찰의) 사고가 많이 경직돼 있다"며 "김길태 사건의 경우에도 잠복 몇 번 하다가 끝냈다"고 잘못을 인정한 뒤 연신 머리를 숙였다.

강 청장은 또 "수사 전 과정을 분석해 책임 소재를 밝혀 신상필벌 할 것"이라고 이번 사건 수사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징계방침도 시사했다.

이날 회의에선 성폭력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도 봇물을 이뤘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경찰력을 보완하도록 사설탐정제 도입을 주장했고,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전문 수사인력 양성을 위한 수사학교 설립을 주장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성폭력범죄 근절대책 수립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이날 법사위에선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을 계기로 떠오른 사형제 찬반 논란이 이슈가 됐다. 한나라당 최병국 이한성 박민식 의원 등은 사형집행 찬성 입장에 선 반면, 민주당 박지원 우윤근 의원은 신중론으로 맞섰다.

이동현 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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