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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 시위 열기 식어/ 총리 관저에도 혈액 투척… 참가자들 속속 대열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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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 시위 열기 식어/ 총리 관저에도 혈액 투척… 참가자들 속속 대열 이탈

입력
2010.03.19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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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중심가에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시위가 진행된 지 나흘째인 17일.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이 주도하는 시위대는 전날 오후 집권 민주당 당사 등에서 30만㏄(시위대 주장)에 달하는 혈액을 투척한 데 이어, 이날은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의 자택으로 몰려가 지지자들이 헌혈한 피를 뿌렸다. 하지만 최고 10만여명을 웃돌던 시위대의 규모는 혈액투척과 같은 혐오스러운 투쟁방식에 질린 참가자들이 하나 둘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1만여명(경찰추산)으로 급감, 시내는 점차 평온을 되찾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진 이날 오전 방콕시내에 집결한 붉은 옷차림의 시위대 수천명은 태국 민속음악을 합창하면서 트럭과 오토바이에 나눠 탄 채 아피싯 총리의 자택이 위치한 시 외곽 수크훔비트 거리로 향했다. 정오 무렵 방콕의 유명한 부촌인 수크훔비트 주택가에 도착한 시위대는 경찰저지선 앞에 멈춰선 후 “아피싯 총리의 집에 피를 뿌리게 해달라”며 경찰과 협상을 벌였고, 결국 시위대 30여명이 총리 자택에 접근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아냈다.

이들은 전날 탁신 전 총리의 지지자들로부터 받았던 피 30여ℓ를 5ℓ들이 플라스틱용기 6병에 나눠 담아 아피싯 총리 자택으로 다가갔다. 자택 담장 앞에 선 이들은 다시 피를 작은 비닐봉지에 옮겨 담은 후 벽과 대문, 그리고 지붕에 던지거나 들이부으며 ‘조기총선, 정권퇴진’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이들의 혈액투척 시위는 정작 집주인인 아피싯 총리가 지난 금요일부터 군부대 등에 머물며 귀가하지 않고 있어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또한 시위가 진행될수록 참가자들이 줄어들면서 UDD 지도부가 향후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반정부시위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UDD 지도자인 비라 무시카퐁은 이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음 행동수칙에 대해선 나조차도 확실치 않다”며 반정부시위가 큰 그림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인했다. 방콕 출라롱콘 대학의 수랏 호라차이쿨 교수는 “무계획으로 진행되는 시위는 조만간 끝날 것이고, 정부는 더욱 안정적인 토대를 얻게 될 것”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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