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부도 위험이 우리나라는 물론 영국, 일본, 중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제금융센터와 채권업계에 따르면 15일 해외 채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50%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CDS 프리미엄(0.76%포인트)은 물론이고 영국(0.68%포인트), 중국(0.64%포인트), 일본(0.61%포인트) 보다 낮은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외화표시 채권이 거래될 때 붙이는 가산금리인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부도위험이 낮다. 이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망할 확률보다는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정부의 부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글로벌 우량기업이 신용도가 국가 신용보다 높은 것은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한국전력과 KT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부도 위험도 웬만한 선진국보다 낮았다. 한국전력의 CDS프리미엄은 0.61%포인트로 일본 정부와 같았고, KT도 0.62%포인트로 중국과 영국보다 낮았다.
이같은 역전 현상은 최근 각국 정부의 채무가 크게 늘면서 국가도 파산할 수 있다는 ‘소버린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 악화로 휴유증을 겪고 있고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도 취약한 재정이 드러나면서 우량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재정확장 정책을 펴면서 빚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제는 정부도 정치ㆍ경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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