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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역대최고 용병 삼성화재 가빈의 집중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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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역대최고 용병 삼성화재 가빈의 집중해부

입력
2010.03.19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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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프로 배구계에는 '가빈화재'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는 우스개 소리가 떠돈다. 캐나다산 특급용병 가빈 슈미트(24)의 '원맨쇼'로 삼성화재가 예상을 뒤엎고 정상에 등극하자 팬들이 '가빈화재의 업적'이라고 부르는 것. 팬들의 촌평에서 알 수 있듯 가빈은 삼성화재의 챔피언결정전 직행에 일등공신이었다. 지난 두 시즌간 V리그를 평정했던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를 넘어 역대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고 있는 가빈의 파괴력을 분석해봤다.

375cm 역대 최고 타점의 높이

가빈은 정규리그를 3경기 남겨둔 16일 현재 1,087점을 기록, 득점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안젤코(885점)가 세운 한 시즌 최다득점을 이미 경신했고, '시즌 1,000점 돌파'라는 새로운 이정표도 세웠다.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가빈의 파괴력은 상상을 불허한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32점으로 '프로농구 득점왕' 수준이다.

가빈의 가공할 파워는 높은 타점에서 비롯된다. 207cm의 장신인 가빈은 특히 팔(102cm)이 길어 서전트점프(제자리 점프)가 80cm로 평균치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타점이 375cm에 달한다. 보통 세계 정상급 공격수들의 타점이 360cm 수준이기 때문에 가빈의 타점은 실로 놀랍다. 역대 V리그 용병 중에는 안젤코가 360cm, 레안드로(대한항공)와 보비(전 대한항공)가 365cm의 최대 타점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가빈은 '괴물'로 불렸던 이전의 용병들보다 높이면에서 탁월하다 보니 역대 최고의 용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진화하는 '괴물'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가빈의 가능성을 보고 뽑았지만 국내에서 처음 테스트해본 뒤 "한심하다"고 혀를 찼다. 가빈이 캐나다 대표팀 출신이지만 기본기가 잡혀있지 않은 까닭에 신 감독은 '어떻게 선수로 만들까'라는 고민에 휩싸였다. 당시 가빈은 큰 키와 긴 팔, 빠른 발 등을 지녀 배구선수로서 최적의 신체조건을 갖췄지만 유연성에서는 안젤코보다 뒤처졌고, 기술은 레안드로보다 한 수 아래였다.

가빈의 스피드와 높이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 감독은 리베로 여오현을 '짝'으로 붙였다. 기본기가 탄탄한 여오현과 워밍업을 같이하면서 가빈이 약점을 메울 수 있도록 한 신 감독의 배려다. 가빈은 신 감독의 바람대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화했다.

체력적인 약점은 삼성화재가 구축한 '파워 프로그램'으로 다졌다. 하루 3시간 이상 훈련에 매진한 결과, 공격력뿐 아니라 수비력까지 모두 향상됐다. 팀 공격을 도맡으며 전 경기를 뛰었음에도 파워가 떨어지지 않는 '무쇠체력'도 이 같은 훈련량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신 감독은 "가빈은 특히 공을 때릴 때의 미팅이 좋지 않았는데 이점이 보완되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자기관리와 낙천적 성격

프로배구 사령탑들은 용병들이 국내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동료들과 융화를 꼽는다. 실력이 빼어나다 해도 동료와 어울리지 못하면 팀 조직력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젊고 낙천적인 성격의 가빈은 동료와 허물 없이 지내며 인간관계를 돈독히 쌓고 있다. 이런 가빈의 성격은 용병과 나머지 팀원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 '괴리감'을 없애고 탄탄한 팀워크를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

철저한 자기관리도 성공비결이다. '열혈남아' 가빈은 휴식만큼은 빈틈 없이 지킨다. 가빈의 체력 회복 방법은 '수면'. 가빈은 피곤함을 느끼면 경기 다음날 아무리 동료들이 나들이를 제안해도 '12시간' 이상을 꼼짝 않고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감독은 "다른 용병들과 달리 스스로 절제하는 게 꾸준한 활약상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칭찬했다. 가빈은 "한국에 와서 기량이 나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동료들과 함께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이 가득 찬 미소를 보였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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