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은 압박 중국은 반박… 환율분쟁 최악 위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은 압박 중국은 반박… 환율분쟁 최악 위기

입력
2010.03.15 23:02
0 0

중국 위안화 환율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입장이 지금처럼 평행선으로 달리다가는 다음달 미 재무부가 의회에 제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는 중국의 수출품에 징벌 관세를 부과하게 되고, 이는 세계 최대 수입국과 최대 수출국간의 전면적 무역전쟁의 발발을 의미한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4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냥해 작심한 듯“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강제적인 방식으로 중국의 환율을 절상하라고 하는 요구를 중국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오히려 미국이 달러화 가치를 유지하는 정책을 펴 달러표시 자산 투자자를 안심시켜야 할 것”이라고 역공세를 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11일 미 수출입은행 주최 연례 콘퍼런스 연설에서 “중국이 좀 더 시장 친화적인 환율체계로 옮아간다면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한 것에 대한 정면반박인 셈이다. 이에 앞서 수닝(蘇寧)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도 12일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각국이 내부적인 문제 해결을 다른 국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위안화 환율을‘정치화’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이 주장하듯 환율 절상만으로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국측의 주장이다.

원 총리의 발언에 미국은 의회를 중심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뉴욕ㆍ민주)는 “중국의 수출품은 정부의 환율조작으로 인해 사실상 보조금을 받고 있는 셈”이라며 “중국 제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중국이 위안화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해 세계경제 회복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환율조작을 중지하면 세계경제가 1.5%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혀 환율조작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미국 내에 중국 환율정책에 대한 강경 목소리가 커지면서, 물밑대화로 환율문제를 해결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중국 유화노선이 점차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자바오 총리의 강경발언으로 미국 의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중 저자세 외교’를 펴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