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버티던 김길태를 무너뜨린 것은 부산 사상경찰서 소속 박명훈(49) 경사.
김길태는 14일 오후 프로파일러의 집요한 추궁을 받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박 형사님 좀 불러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오후 3시 10분께 박 경사가 그의 앞에 앉자 김길태는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며 "제가 다 했습니다"라고 순순히 털어놨다.
경찰은 김길태의 자백을 받아 내기 위해 4개조로 역할을 나눠 수사를 벌였는데 박 경사는 인간적 친밀감 형성조. 그는 심문 시 범죄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압박하는 대신, 숨진 이유리양의 순수한 마음이 담긴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보여 주며 김길태의 마음을 흔드는 데 주력했다.
박 경사는 "(네가 죽인) 아이가 가정 형편도 넉넉하지 않았고 중학교 진학에 대한 꿈이 많았다. 끔찍하게 성폭행당하고 살해될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상상이 되느냐. 딸을 먼저 보낸 부모는 또 얼마나 괴로웠겠냐"고 인간적으로 설득했다.
박 경사는 김길태가 평소 좋아하던 던힐 담배를 권하고 자장면을 함께 먹으며 공감대를 쌓았다.
김길태는 박 경사와 자신의 과거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때 몹시 괴로워했고 "죽은 이양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산= 강성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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