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재발사 앞두고 科技위성 2호에 땀 쏟는 연구센터
대형 태극기가 걸린 벽면 아래 하얀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에 실려 우주로 향할 과학기술위성 2호를 만드는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다.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면 운용도 이곳의 일이다.
"작년 8월 25일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큽니다.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임무통제실에 남아 혹시나 들려올 위성신호를 기다렸죠." 강경인 위성연구실장이 회상하는 나로호 발사일의 기억이다. 2009년 8월 25일 오후 5시, 2005년부터 다섯 차례나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나로호가 우주로 날아올랐다.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축하의 함성은 얼마 후 아쉬움의 탄성으로 변했다. 나로호의 최종 목표는 과학기술위성 2호의 궤도 진입이었으나 페어링 분리 실패로 쓴 잔을 마셔야 했다.
"한 번에 완벽하게 성공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있는 전 연구원들은 저마다 가슴 속에 태극기 하나씩을 새겨 놓고 재 발사 준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할 것으로 믿습니다." 올 5월 나로호 재 발사를 기다리며 마무리 시험과 제작에 열중인 강실장의 다짐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100Kg의 소형으로 상업용 위성에 쓰이는 기술 등을 검증 할 수 있는 실험용 위성이다. 과학기술위성 1호, 아리랑 2호와 통신해양기술위성 등 이전의 위성이 해외 기술을 이전 받고 공동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데 비해, 과학기술위성 2호는 우리 발사체의 탑재 요구조건에 맞게 100% 국내 기술로 제작됐다. 대한항공에서 제작한 태양전지패널과 대기
과학용 자료 수집을 위한 각종 측정 장치가 가득 들어차 있다. 이 위성이 성공하면 소형위성 자립 발사의 성패를 확인할 수 있고, 기초 원천기술을 확보해 해외 고가 위성 장비를 국산화 할 수 있게 된다. 영국과 소형위성 제작 1~2위를 다투는 한국의 기술력이 상업용 대형위성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바탕이 될 전망이다.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원들은 광활한 우주를 향한 꿈과 열정으로 오늘도 밤을 밝히며 5월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김주성 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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