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와 은하 사이를 떠도는 '방랑자' 구상성단의 존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물리ㆍ천문학부 이명균 교수팀은 11일 "봄철 별자리인 처녀자리 근처의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수백만 광년(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 규모의 방랑자 구상성단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백뱅 직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상성단은 수십∼수백만개의 별이 공처럼 둥글게 모여 있는 구조. 보통 은하 중력을 받아 은하를 중심으로 공전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지나며 큰 은하를 만나 해체되거나 융합되지 못한 일부 구상성단은 어느 은하에도 붙잡히지 못하고 떠돌아 다닐 것으로 추정돼왔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존재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번 발견은 이 교수팀이 미국 등 다국적 천문학자들이 2000년부터 미국 뉴멕시코주 아파치포인트천문대에 있는 구경 2.5m짜리 망원경을 이용해 축적한 북반구 하늘 관측자료를 분석한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교수팀은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약 5,000개 구상성단을 찾았고, 그 중 약 1,500개가 방랑자 구상성단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방랑자 구상성단은 보통 구상성단처럼 은하 주위를 공전하지 않고 제멋대로 돌아다닌다"며 "우주에서 최초로 태어난 별과 은하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단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온라인 11자에 게재됐다. 사이언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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