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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졸 실업자 '개미족'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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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졸 실업자 '개미족' 골머리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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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까지 계속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개미족(蟻族)’이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도시 변두리 빈민촌에서 최저생계비로 생활을 이어가는 대졸 청년 실업계층을 뜻하는 개미족이 중국 내 심각한 실업난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중국 지도부들도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개미족이라는 용어는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롄쓰(廉思) 교수가 지난해 출간한 책에서 유래했는데, 이들 대졸 실업자들이 몸은 약한 반면 지능이 높고 무리를 지어 사는 개미와 흡사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현재 중국 내에는 최소 10만명 이상의 청년 개미족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보험영업, 식당종업원 등 임시직을 전전하며 월평균 300달러(약 34만원)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한다.

이들은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빈민촌에 몰려들 뿐 아니라 개미굴처럼 작은 방을 여럿이 나눠 쓰기 일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개미족 집단 거주지인 베이징(北京) 북쪽 샤오웨허(小月河)에서 만난 베이징교통대 졸업생 자오 레이(24)의 경우 방세를 아끼기 위해 비좁은 12㎡의 방을 다섯 명이 나눠 사용하고 있다. 자오는 정부를 향해 “우리는 단순한 관심이 아닌 실질적인 대책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롄쓰 교수는 개미족 중 약 70%가 농촌 출신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개미족의 뒤에는 자녀들이 대도시에서 성공하기 바라며 희생해 온 시골의 가족들이 있다”고 말했다.

대졸자 87%가 취직에 성공했다는 왜곡된 통계를 발표하며 현실을 외면했던 중국 정부도 이제 청년 실업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개미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들 이 대거 반사회 집단으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전인대 대표들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직업 훈련을 통한 취업 알선, 대학과 기업의 협동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개미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WSJ은 개미족 출현 원인을 중국 정부의 무책임한 교육정책 탓으로 돌렸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대학생 정원을 급속히 늘려왔지만, 정작 학생들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양질의 지식과 기술 교육은 등한시 했다는 것이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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