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당내 친이와 친박진영은 10일 치열한 신경전 속에 중앙당 공심위를 출범시킨 데 이어 11일에는 서울시당 공심위 구성을 놓고 또다시 충돌양상을 빚었다.
서울시당은 11일 운영위원회에서 이종구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회의 결과를 놓고 친이와 친박이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어 이 위원장 체제에 대한 효력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서 서울시당은 친이계 일부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이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선정했다. 또 강승규 정태근 이범래 구상찬 유일호 홍정욱 의원과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안순철 단국대 교수, 박상미 한국외대 교수를 위원으로 선정했다. 권영세 시당위원장은 운영위원 104명 중 이날 참석한 37명과 위임장을 받은 22명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친이계는 위임장을 제출한 의원 중 다수가 위임 철회 의사를 밝혔고, 5명 이상이 위임의사를 철회하면 공심위 구성안 자체가 무효라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친이계는 시당 공심위는 구성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한 만큼, 최고위원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이계는 중립 성향에 고집이 센 이 의원보다 친박이지만 온건파인 진영 의원을 밀고 있다.
이에 대해 친박계 의원은 "정당히 처리된 것을 놓고 친이계가 억지를 펴고 있다"며 "이 의원은 공심위원장으로 확정됐다"고 반박했다. 친이가 친박 의원을 밀고, 친박이 같은 계파 의원을 반대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지만, 어쨌든 이로 인해 중앙당에 이어 시당 공심위 구성에도 친이-친박 갈등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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