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방문판매, 나홀로 호황 '주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방문판매, 나홀로 호황 '주목'

입력
2010.03.15 00:40
0 0

# 맞벌이 부부 김혜민(30ㆍ여)씨는 방문판매 업체를 자주 이용한다. 리빙 플래너(LP)라고 불리는 교원L&C의 방문 판매 사원을 통해 화장품은 물론 정수기, 비데 등을 구매했다. 지난해에는 기능성 속옷도 방문판매를 통해 구입, 부모님께 선물했다. 3년째 이용한 터라 이젠 방문판매사원과 제법 친해져 주변에 직접 써본 경험을 소개하기도 한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면 항상 시간이 부족한데 방문판매는 직접 물건을 가져와 체험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제품에 불만이 있을 땐 온라인 쇼핑몰과 다르게 바로 해결해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 대표적 방문판매 업체인 웅진코웨이는 경기불황이 이어지던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매출인 1조 4,119억원을 달성했다. 11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 간 것이다. 방문판매 사원 '코디'를 통한 렌털판매가 꾸준한 성장을 이끌었고 캐시백 서비스인 페이프리가 고객 이탈을 막은 덕분이다. 이 회사는 코디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9월부터는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온라인쇼핑은 시장규모가 해마다 커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누르고 대표적인 상거래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가 위력을 떨치는 곳이 있다. 바로 방문판매업이다.

방문판매업체들은 지난 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불황 속 무풍지대로 주목 받고 있다. 수 십 년간 쌓은 신뢰로 다단계, 보험 외판원 등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났고, 면대면 관계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만족시켜준 것이 이유라는 분석이다.

14일 한국직접판매협회에 따르면 2004년 5조7,010억원이던 방문판매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2008년 7조927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1조 7,690억원), 교원(1조 878억원) 등 방문판매 영업력을 기반으로 한 업체들은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 등장과 개인 안전의식 강화로 서양에선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는 방문판매가 국내에서만 유독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뭘까.

미국의 대표적 방문판매업체 메리케이 화장품의 김희나 마케팅 이사는 "한국의 소비자들은 유독 개인간 유대가 강하고 제품 선택에서 감성적인 부분을 중시 하는 경향이 짙다"며 "파티나 모임 등을 통해 판매되는 미국과 다른 점"이라고 전했다.

업체들의 방문판매 조직 강화 및 서비스 진화도 거듭하고 있다. 교원은 '컨시어즈'(concierge) 마케팅 개념을 도입, 요람에서 무덤까지 고객에게 필요한 모든 제품을 필요에 맞춰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교육용 교재부터 화장품, 생활 가전까지 모든 제품을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1만 3,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를 거느린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CRM센터를 도입해 고객 관리 정보를 전산화했고 건강 살피미 등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허수미 교원 L&C 일산센터 팀장은 "제품을 써보고 좋다는 생각이 들면 다음 방문때는 고객이 직접 주변 이웃 2~3명을 더 데려오는 것이 우리나라 소비자의 특성"이라며 "교육, 건강 정보 등을 공유하며 일체감을 느끼려는 정서가 강한 것이 방문판매가 힘을 발휘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