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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근 재계팀장의 글로벌 라운지] CEO 바꿔! 공격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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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근 재계팀장의 글로벌 라운지] CEO 바꿔! 공격형으로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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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있다. 아직 날씨가 변덕을 부리긴 하지만 확실히 낮은 길어졌고, 옷깃으로 스며드는 바람에도 매서움은 없다. 글로벌 경제 무대에도 이런 변화의 기운이 느껴진다. 바로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교체되고 있는 것.

미국 재취업 전문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자리를 내 놓은 주요 기업 CEO는 132명이나 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1%, 전달인 1월보단 48% 급증한 것이다.

이는 전년 사업 성과와 실적에 대한 보너스를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 회사를 떠나는 '2월 효과'가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보다는 경기침체 시기를 지내온 기업들이 이제 경기 회복기를 맞아 외적 성장을 추구할 '공격형 CEO'를 기용하고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렵던 시기엔 '위기관리형 CEO'가 필요했지만 이젠 성장을 주도할 CEO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더구나 그 동안은 CEO 교체를 망설였던 곳도 최근 경영 환경과 사업 여건이 개선되자 CEO 교체의 결단을 내리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CEO 교체가 1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7개월전이라면 바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시기다.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히타치제작소는 최근 해외 근무 경험이 풍부한 나카니시 히로아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그는 "위기를 탈출하는 단계에서 개혁을 가속하는 단계로 바뀌었다"고 선언했다.

미쓰비시상사도 6월에 취임하는 새 사장에 고바야시 겐 상무를 발탁했다. 그가 싱가포르 지점장을 지낸 아시아 전문가란 점에서 앞으로 이 회사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 집중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파격도 잇따르고 있다. 통신ㆍ전자업체 NEC는 4월 취임하는 새 사장에 인도 등 해외시장에 밝은 임원 서열 15위의 엔도 노부히로 상무를 선임했고, 해운업체 야마사키기선도 임원 경험이 없는 구로타니 겐이치 싱가포르 현지법인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조직에 활력과 봄 기운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이다.

환경이 변하면 전략과 용인술도 달라져야 한다. 아직 꽃샘 추위가 남았다며 계속 두꺼운 외투만 고집하면 따뜻한 봄볕을 만끽하긴 힘들 것이다. 겨울옷을 벗고 뛸 준비를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변화를 우리 기업들도 예의주시할 때다. 봄은 금방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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