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찰 심사제도가 투명성을 높이는 쪽으로 전면 개편된다. 지금까지는 사전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심사위원 명단과 심사과정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으나, 이제는 심사위원 선정과 최종 낙찰의 전 과정을 공개하겠다는 것.
LH는 11일 입찰을 둘러싼 부조리를 근절하고 공정한 입찰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입찰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는 ‘클린 심사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클린 심사제도는 이달 4~6일 진행된 보금자리주택 2차 시범지구 설계 용역 입찰 과정에 첫 선을 보였는데, 앞으로는 LH가 시행하는 모든 사업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 제도 도입을 위해 LH는 사업에 따라 부서별로 분산되어 있는 심사 기능을 심사평가처로 일원화하는 한편, 기존 심사 담당 직원도 전면 교체했다. 또 기존에는 심사부서의 1회 검증으로 이뤄진 심사위원 선정도 심사부서→인사ㆍ감사부서 및 임원→입찰업체 등 3단계 검증을 거치도록 했다. 과거에는 사전 로비를 차단하기 위해 심사위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누가 심사위원에 선정됐는지도 홈페이지에 공고할 계획이다.
심사 과정의 투명성도 높아진다. 심사장 현장에 감사실과 간부 직원으로 특별참관단의 입회하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심사장 내부의 영상과 음향이 외부에 공개된다. 심사 후에는 평가 결과표의 세부내용도 공개된다. 지금까지는 입찰 참여 업체는 자기가 받은 점수만 알 수 있었다.
LH 관계자는 “입찰 과정에 로비가 개입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철저한 기술 경쟁을 유도할 수 있게 됐다”며 “심사위원들도 외부에 공개되는 만큼 책임 의식을 갖고 공정하게 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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