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양국 간 전쟁에서 러시아에 일방적인 공격으로 휘청댔던 그루지야에서 13일 "러시아가 침략하고 있다"는 방송사 허위 보도에 온 나라가 공황상태에 빠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그루지야 민영 방송사인 이메디TV는 뉴스에서 "러시아 탱크가 수도 츠빌리를 향하고 있으며, 폭격기는 그루지야의 공항과 항만을 폭격했다"며 전쟁 상황을 담은 화면과 함께 보도했다.하지만 이 보도는 거짓이었으며 화면 또한 2008년 전쟁 상황을 그린 자료화면이었다.
방송사 측은 뉴스가 끝난 뒤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미래 가능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도의 파문은 일파만파였다. AFP는 현지 언론을 인용해 "뉴스를 사실로 받아들인 시민들은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혼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 러시아와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고리시 주민 수백명은 피난길에 오르거나 상점에서 비상식량을 구하기에 혈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루지야 전역은 진위 여부 및 지인들의 안전 확인 등을 위해 국민들이 한꺼번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무선통신이 불통되기도 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이메디TV는 방송 당시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했어야 했다"며 "이번 사고는 언론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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