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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혁명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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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혁명과 예술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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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상고 합격자 김주열이/ 경찰에게 타살된 3월/ 타살되어/ 아무도 몰래 물에 던져진 뒤/ 그 주검/ 가라앉았다가/ 그 주검에 매단 돌 풀어져/ 떠오른 뒤/ 거기서 4월혁명은 시작되었다// 하나의 죽음이/ 혁명의 꼭지에 솟아올랐다/ 뜨거운 날들이 이어졌다 목이 탔다// 이제 마산은 전국 방방곡곡이었다'

고은 시인의 <만인보> 에 나오는 '김주열'이란 시다. 김주열(1943~1960) 열사는 이승만 독재와 자유당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일어난 마산 3ㆍ15의거에 17세의 나이로 목숨을 잃었다. 그의 처참한 주검이 4ㆍ19의 기폭제가 됐다. 오늘은 3월 15일, 3ㆍ15의거 50주년이다.

그동안 4ㆍ19혁명의 그늘에 묻혀 '잊혀진 혁명'이었던 3ㆍ15는 반세기 만에 국기기념일로 제정됐다. 3ㆍ15의거가 이제야 제 이름을 찾았다. 민주화의 도시 마산에서는 '3월이 오면'이라는 뮤지컬이 상연되고, TV드라마 '누나의 3월'도 방영될 예정이다.

경축 대음악회도 준비되고 있다. 3ㆍ15의거 때 목숨을 잃은 혼령들을 모신 마산 3ㆍ15의거 국립묘지에서 시비 제막식이 있다. 혁명이 분노를 낳는 것이 아니라 마산의 예술로 승화되어 더욱 가슴 벅차다. 김주열 열사의 모교인 마산상고(현 용마고) 소나무 담장에 열사의 흉상이 서있다. 그 앞에 설 때마다 '용마산 억센 기운으로' 시작되는 교가를 힘차게 부른다. 나도 그 학교를 나왔다.

정일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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