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를 앞두고 감독들의 바람은 하나. 주축선수들은 하던 대로 해주고, 백업선수들 중 '미치는' 선수가 나오기를 바란다.
동부 포워드 손준영(31)은 '철저한' 백업멤버다. 올 시즌 43경기에 출전했지만 평균 1점에 리바운드 0.4개가 전부다. 한 경기 최다득점은 5점에 불과했다. 그런 손준영이지만 지난 10일 LG와 2009~10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9점을 터뜨리며 승리의 '이등공신' 이 됐다.
'무명' 손준영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손준영은 14일 원주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13점을 꽂아 넣으며 77-66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손준영은 3점슛 3개와 2점슛 2개를 모두 성공, 슛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3연승으로 4강에 오른 5위 동부는 20일부터 정규시즌 우승팀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충분한 휴식시간을 확보한 동부는 모비스와의 대결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전반을 34-34로 마친 동부는 3쿼터에서 24-14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동부는 4쿼터 종료 4분24초 전 62-60까지 쫓겼으나 윤호영(9점 6리바운드)과 마퀸 챈들러(13점 5어시스트) 등의 슛으로 한숨을 돌렸고, 2분7초를 남기고 터진 조나단 존스(14점)의 2점슛으로 승리를 예감했다.
경기 후 손준영은 "얼떨떨하다. 1차전 활약 후 2차전 때는 들떠 있었는데 오늘은 차분하게 했다"며 밝게 웃었다. 감독 첫해 팀을 4강으로 이끈 강동희 동부 감독은 "연습 때 손준영의 감각이 좋아 보여 기용했는데 적중했다"고 말했다.
오른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1, 2차전에서 46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했던 동부 '에이스' 김주성(31)은 이날도 15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막판 9연승의 '기적 레이스'를 펼쳤던 4위 LG는 또 한 번 플레이오프 징크스에 울어야 했다. LG는 이번 시즌을 포함해 최근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2승11패로 참담하게 무너졌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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