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현 지음/노블마인 발행·248쪽·1만원
지난해 고료 2,000만원의 디지털작가상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양지현(27ㆍ사진)씨의 데뷔작으로, 잘 짜인 플롯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인상적인 범죄소설이다.
특히 선악의 경계를 지우면서 여러 인물 간에 얽히고설킨 애증을 엮는 솜씨가 상당하다.
소설은 한날한시에 살해된 두 사람과 절친했던 고등학교 교사 박종혁, 그를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보는 형사 안창모를 두 축으로 삼고 이야기를 펼친다.
창모는 종혁과 죽은 두 사람이 같은 산행 동아리 회원이었던 고교 시절부터 예사롭지 않은 친분을 맺어왔다는 사실을 주목, 셋이 공유하던 비밀이 친구 간의 살인을 불렀다고 추정한다.
고교 선배이기도 한 종혁을 창모가 집요하게 추궁하는 것은 학창 시절 종혁의 패거리에게 품은 복수심 탓이기도 하다.
종혁은 창모의 표적 수사에 당혹감을 느끼는 한편, 정체 불명의 살인자가 자기를 겨냥하고 있음을 감지한다.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가졌던 여제자의 끈질긴 구애도 그를 곤란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힘을 주는 사람은 고교 동창 최희선. 종혁이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희선은 위기에 처한 그에게 다가와 위로하고, 둘은 급속히 연인으로 발전한다.
쫓고 몰리는 창모와 종혁의 관계는 종혁이 귀갓길에 테러를 당하면서 반전한다. 종혁이 살인범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창모는 혼란 속에 다시금 진실을 더듬어 가고 마침내 뜻밖의 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일본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한다는 신예 작가 양씨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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