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황태자' 이태현(34ㆍ구미시체육회)이 모래판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이태현은 14일부터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열리는 2010 청양장사씨름대회 백두급(무제한급)에서 '천하장사' 이만기 인제대 교수의 아성에 도전한다. 이태현은 통산 18차례 백두장사타이틀을 획득,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함께 이 부문 타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태현은 지난 2월 설날장사대회에서 4년 만에 장사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백두ㆍ한라 통합장사전이라 백두장사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청양대회야말로 모래판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태현이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황규연(35)과 윤정수(25ㆍ이상 현대삼호중공업)의 도전을 뿌리쳐야 한다. 지난해 천하장사인 황규연은 무릎 인대 부상으로 설날대회에서 주춤했지만 꾸준한 재활을 거쳐 정상 복귀를 노리고 있다. 또 2008년 천하장사 윤정수 역시 몸무게까지 감량하며 지난 대회에서 이태현에게 당한 계체량 패에 대한 복수전을 벼르고 있다.
2008년 11월 격투기에서 씨름판으로 복귀한 이태현은 주위에서 거는 기대감에 부담을 느꼈다. '씨름 중흥'이라는 책임을 짊어진 이태현은 지난 설날장사에서 마침내 장사에 올라 부담감을 털어냈다. 그는 "백두장사 최다 기록에 대한 도전은 모래판에 복귀하면서 항상 머리에 그리고 있었다. 그래서 욕심이 나는 대회"라며 "지난 대회를 통해 씨름감을 완전히 찾았다. 나 자신을 믿고 연습대로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경량급에서는 태백급(80k급 이하)에 출전하는 신예 임태혁(21ㆍ수원시청)이 씨름의 새 역사를 위해 첫 발을 내딛는다. 성인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 설날장사대회에서 금강ㆍ태백급 통합장사타이틀을 따낸 임태혁은 사상 최초로 '3체급 석권'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17일 태백급에서는 적수가 없어 무난히 정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임태혁은 '기술씨름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계속해서 기량을 닦아나간다면 태백급과 금강급(90kg급 이하)을 넘어 한라급(105kg급 이하)까지 석권할 수 있는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청양대회는 14일부터 나흘간 열리며 KBS1에서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