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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왜 입 열었나/ 과학적 '심리 압박 수사'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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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왜 입 열었나/ 과학적 '심리 압박 수사' 주효

입력
2010.03.1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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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수사기법의 개가였다.

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14일 범행을 일부라도 자백한 것은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 및 뇌파검사와 프로파일러들의 심리적인 압박수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건 경찰수사본부 (본부장 김영식 부산경찰청 차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부산경찰청 심리분석실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폴리그래프 뇌파검사를 각각 1시간씩 실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길태는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살해 장소로 추정되는 9곳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곳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모두 "모른다"고 답했지만 이양 집에서 30m 가량 떨어진 무당집 사진을 보고는 5초간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는 등 '거짓'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또 뇌파검사에서도 이 집 빈방 사진을 보고는 뇌파 움직임이 급변해 경찰은 김길태가 이양을 이 집으로 납치해 성폭행한 뒤 살해한 것으로 확신했다.

경찰은 김길태가 범행 직전 며칠간 머물렀던 이 집을 수사 초기부터 유력한 범행 장소로 지목해 왔다.

김길태는 또 이양 시신을 쌌던 옥매트 가방 색상에 대한 정보 인식 여부에 대해서도 일부 양성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길태는 이전 경찰 조사에서와는 달리 이날 거짓말탐지기 조사 등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순순히 응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조사결과를 토대로 김길태의 범행을 확신하고 오후부터 프로파일러들을 동원, 심리적인 압박수사에 주력했다. 결국 김길태는 경찰서로 돌아온 지 3시간여 만인 오후 3시10분께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조사경찰관을 불러줄 것을 요청, 범행 일부를 털어놨다. 과학적인 수사가 범행을 부인해 온 흉악범의 범행 실토를 유도하는 개가를 올린 셈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김길태 검거 직후부터 이양의 시신에서 채취한 증거물에서 나온 DNA가 김길태의 DNA와 동일하다는 두 차례 분석결과를 들이대며 범행을 추궁했으며 프로파일러들의 심리수사를 적극 활용했다.

또 경찰은 김길태의 심경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11일 그와 가까운 친구 강모(33)씨와 면담케 하고 그의 양어머니와의 면담도 추진해 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김길태는 이날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뇌파검사 때 이미 자백 가능성을 느낄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며 "일단 범행 일부나마 털어놓은 만큼 수사 전모를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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