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업무용 탄소 제로 건물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 건립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4일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건물 내에서 자급자족하는 기후변화연구동을 15일 착공해 11월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주거용 주택이나 모델 하우스 중에는 탄소 제로 건물이 여럿 있었지만 업무용 건물은 처음이다.
총 공사비 89억원이 투입되는 이 건물은 인천 수도권 매립지 인근 환경과학단지에 들어선다. 부지 4,900㎡에 총면적 2,500㎡(756평) 규모로 국제회의실 전시실 연구실 자료센터 등을 갖춘 2층 건물이다.
과학원이 크기와 성능이 유사한 다른 연구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은 연간 에너지사용량이 23만5,220㎾h다. 가정 70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치다.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2,100만원, 탄소 배출량으로는 100톤에 이른다. 배기량 2,000㏄ 소나타를 타고 서울과 부산을 500회 왕복할 때 발생하는 탄소량이다.
과학원은 66개 신기술을 적용, 탄소 배출을 완전히 차단했다. 태양열 태양광 지열 등 자연 에너지를 통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60%를 생산하고 나머지 40%는 자연 채광, 슈퍼 단열, 고효율 냉ㆍ난방 등 에너지 부하 절감 기술을 적용해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매일같이 꼭 필요한 에너지만큼 생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맑은 날에는 총 에너지 사용량 이상을 생산해 인근 연구동에 공급하고, 흐린 날에는 전력을 끌어다 쓰는 식으로 사실상 연간 에너지 비용을 제로에 맞추기로 했다.
과학원 관계자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 성장 정책에 부응하는 상징적 건물로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에 활용할 것"이라며 "에너지 부하 모니터링을 통한 기초 자료 확보 등 탄소 제로 건물을 널리 보급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