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같은 강속구만이 정상급 투수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었다.
한때 시속 150㎞를 넘나드는 '파이어볼러'였다가 팔꿈치 수술 이후 130㎞대의 평범한 스피드로 전락한 삼성 오른손투수 배영수(29). 누구보다 스스로 현실을 인정하기 싫었지만 이를 악물고, 변신을 시도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도 볼 끝(종속)과 제구력이 중요하다는 일념으로 배영수를 다독였다.
선 감독과 배영수의 겨우내 노력이 이심전심으로 통했다. 배영수는 11일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4이닝 동안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 4-0 승리에 앞장섰다. 실제로 직구 최고 구속은 138㎞에 그쳤지만 투구수 59개 가운데 39개를 스트라이크로 집어 넣는 정확한 컨트롤이 돋보였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은 배영수는 유력한 5선발 후보로 올라섰다. 이적생 장원삼도 6회부터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컨디션을 점검했다.
삼성은 0-0으로 맞선 3회 3번 강봉규의 2루타와 4번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선취한 뒤, 4회에도 9번 박진만과 1번 이영욱의 연속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었다.
시범경기 두 번째 승부치기가 치러진 대전에서는 두산이 연장 10회 5번 김동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뽑아 한화를 6-3으로 이겼다. 올시즌 4번 타자로 낙점 받은 두산 김현수는 1회 1사 1ㆍ2루에서 선제 3점홈런을 쏘아올리며 거포 변신을 예고했다. 4경기, 10타석 만에 나온 첫 대포. 한화는 개막 4연패에 빠졌다.
광주에서는 넥센이 KIA에 4-2로 역전승을 거두고 1패 후 3연승의 기세를 올렸다.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SK-롯데전은 전날 내린 눈 때문에 취소됐다.
대전=노우래 기자 sporter@hk.co.kr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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