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1호 박사인 이애란(46) 경인여대 교수가 10일 미 국무부가 주는 올해의 '용기있는 국제여성상'((Award for International Women of Courage)을 수상했다.(한국일보 2월5일자 보도) 이 상은 미 국무부가 매년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전후해 여성의 인권과 권익 신장에 기여한 전세계 여성 지도자들을 선발해 수여한다.
이날 미 국무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 전신애 미 노동부 차관보 등 각계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셸 오바마는 축사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어린 시절 8년을 보냈고, 역경을 뚫고 북한을 탈출한 뒤에는 쉼 없이 탈북자들을 위한 활동을 해 왔다"고 이 박사를 소개했다. 이 박사가 어릴 적 평양에 살았지만 조부모가 월남한 지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감시를 받다가 11세 때 가족이 양강도(함경도 일대) 삼수군 오지로 추방돼 살았던 점을 언급한 것이다.
미셸 오바마는 또 이박사가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지난 18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출마한 사실을 지적하며 "국회의원에 도전한 최초의 탈북자"라고 강조했다. 미셸 오바마는 특히 "이 박사가 수상자로 결정된 뒤 '나는 단지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이라고 얘기했다"며 겸손한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클린턴 장관도 이 박사에 대해 "한국사회에서 탈북자들의 삶과 교육수준을 증진시키는 선봉역할을 했고,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고 북한의 끔찍한 인권상황을 알리는데 공헌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1997년 북한을 탈출해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세워 탈북여성과 학생들의 자활을 도와 왔다. 지난 해에는 탈북 여성 최초로 이화여대에서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3월부터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게 된 이 박사는 한복차림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뒤 "북한 주민들에게도 내게 주어진 영광이 함께 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