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은 그 많은 인세를 모두 어디에 썼을까. 1976년 초판이 발행된 <무소유> 가 지금까지 330만부 이상 팔리는 등 법정 스님은 수많은 베스트셀러의 저자였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인세 수입의 규모는 엄청났을 것으로 보인다. 무소유>
법정 스님은 인세 등을 남모르게 기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님이 세운 봉사단체 '맑고 향기롭게'는 매년 형편이 어려운 수십명의 고교생들을 돕고 있는데 이 돈의 상당 부분은 스님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은 자신을 위해서 돈을 모아두는 일은 없었다. 병원비가 없어서 길상사에서 돈을 꾼 적이 있는데 나중에 인세를 받아 기어이 이를 갚은 것은 불교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출판계에서 법정 스님은 깐깐하게 인세를 챙기는 저자로 통했다. 하지만 스님은 그 돈의 용처를 입 밖에 낸 적이 없었다. 샘터 출판사에서 일한 적이 있는 한 출판 관계자는 14일 "4, 5년 전 스님께 직접 인세를 넣은 봉투를 갖다 드린 적이 있는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며 '이 돈은 학생들 장학금 줄 돈'이라고 살짝 귀띔하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누구한테 장학금을 주시는지, 몇 명이나 돕고 계신지는 끝내 말씀하시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님의 책을 출간한 다른 출판계 인사는 "스님이 인세를 재촉할 때마다 '또 어디 좋은 일에 쓰실 데가 있겠구나' 생각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디 쓰시는지는 묻지도 않고 답하지도 않았지만 이신전심으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상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