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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엇갈린 출구전략

입력
2010.03.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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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 경기부양책에 대한 ‘출구전략’시기를 놓고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이 9일 미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경기 부양책을 철회하는 정책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출구전략을 늦추겠다는 의미다. 반면 EU 회원국들은 단계적인 출구전략 실행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머 위원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대공황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될 때 시행한 재정 긴축정책이 1936~1937년 제2의 극심한 경기침체로 연결된 것처럼 현단계에서 재정 긴축정책을 시행하면 초기단계인 회복세가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재정지출을 줄이는 정책은 “한 푼 아끼려 천냥을 잃는 짓”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머 위원장은 또 “현재 9.7%인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며 지출을 줄이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미국과 달리 EU는 내주 예정된 재무장관회담에서 단계적인 출구전략 실행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가 이날 입수해 보도한 EU 재무장관회담 성명 초안에 따르면 EU는 오는 16일 회동에서 그 동안 실행해 온 경기 부양책을 단계적으로 거둬들이는 것에 합의할 예정이다. 초안은 “부양책을 너무 오래 유지하면 잘못된 인센티브와 가격 및 비용 왜곡으로 인해 개별산업 및 산업간 구조조정에 차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초안은 9일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합의했다.

초안은 경기가 회복될 경우 자동차 부문 등에서 제일 먼저 출구전략이 실행돼야 하며 ‘녹색 기술’ 및 ‘연구ㆍ개발(R&D)’ 분야에 장기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시장에 대한 지원책은 올해 중반부터 거둬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전세계가 또 다른 경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위기를 넘겼다고 말할 수 없고, 아마 두 번째 위기 속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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