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는 그 동안 성폭력 관련 혐의로 두 차례나 교도소에 수감됐음에도,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 교육은 한 번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길태는 1996년 폭력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이듬해 9월 9세 여아를 성폭행하려다 붙잡혀 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출소 한 달 만인 2001년 5월 그는 다시 32세 여성을 납치ㆍ감금한 뒤 성폭행해 8년간 수감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6월 만기출소할 때까지 성폭력범 교화 및 치료 프로그램에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재범률이 특히 높은 성폭력 범죄자의 경우 전문적인 교정 프로그램이 요구되는데도 제대로 된 관리 없이 그대로 방치된 셈이다. 특히 두 번째 복역 중이었던 2008년부터는 성폭력 범죄자 교정 프로그램이 본격 실시됐다는 점에서 교도행정이 허술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는 주로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수형자들을 위주로 집중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김길태는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 등의 이유로 두 번째 복역을 치료중점기관인 진주교도소에서 하기는 했지만, '성범죄 재발방지' 관련 교육은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교도소에 처음 들어갔던 90년대에는 체계적인 성폭력 재범 방지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았다.
성범죄자 집중교육은 현재 서울 영등포교도소 등 4곳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연 9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대부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해서 김길태의 이번 범행이 없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재범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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