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피의자 김길태를 체포한 경찰이 이전 흉악범 검거 때와 달리 김길태를 압송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4시 27분께 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 사상경찰서로 잡혀온 김길태는 평소 입고 다녔던 검은색 점퍼와 회색 후드티 차림이었으며 수배 당시보다 수염이 듬성듬성 나는 등 다소 핼쑥해진 모습이었다. 앞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얼굴이 자세히 드러나진 않았으나, 경찰은 마스크나 모자 등으로 김길태의 얼굴을 따로 가리지 않았다.
경찰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등으로 2005년부터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김길태는 이미 공개 수배된 상태였기 때문에 얼굴을 공개하게 됐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경찰의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경찰청 훈령 제461호)는 피의자의 얼굴 등 신분 노출을 금지하고 있으나 ▦피의자를 공개수배한 경우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법원의 확정판결이 난 경우 ▦국외여행 미귀국자 및 병역기피자인 경우에는 예외로 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강호순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등 흉악 범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해야한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는 지난해 3월 살인, 강도강간, 아동성폭력 등 특정강력범죄에 대해 피의자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한 특정강력범죄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법은 지난해 7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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