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택배 종가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18년 동안 멈춘 ‘파발마’를 다시 띄운다.
한진은 10일 홈쇼핑, 쇼핑몰 등 기업택배(B2C, B2B) 중심의 택배 사업에서 개인택배(B2C) 부분을 따로 떼 전문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개인택배 서비스 브랜드는 ‘파발마’로 정했다. 파말마는 1992년 조 회장의 선친인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내 택배서비스 도입할 때 직접 지은 이름. 하지만 당시 택배에 대한 개념이 일반화 하지 않았던 탓에 이후 파발마라는 명칭 사용을 포기하고 ‘한진택배’로 이름을 바꿨다가 이번에 다시 파팔마를 사용하게 됐다.
한진은 파발마 부활 프로젝트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파발마 전담 부서를 마련했고 석태수 대표 부임 이후 당일 집하 서비스 등 차별화한 전략으로 개인 택배 진출을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하루ㆍ이틀 걸리던 방문 접수를 신청 당일 방문으로 줄였고, 같은 해 8월에는 업계 최초로 ‘100% 당일 집하’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진은 전체 3조원 택배 시장 중 3,000여 억원으로 추정되는 개인택배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주부터 공중파 방송에 CF를 내보내는 등 본격 마케팅에 들어간다.
업계 최초로 ‘집 배송 시간지정 서비스’라는 히든 카드도 꺼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택배 기사가 직접 찾아가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것. 우선 서울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인데 이 서비스를 위해 별도로 차량 50대를 마련했다.
파발마 부활에는 조양호 회장의 뜻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 한진이 택배 종가의 자존심을 세우면서 서비스 명품화를 실현하는 등 선대 회장의 창업 정신을 잇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2월 정석기업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조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27)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 팀장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팀장은 대한항공 광고는 물론 그룹 계열사의 CI, BI 개선 작업에도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 관계자는 “정체된 택배 시장에서 개인 택배는 매월 5%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차별화한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로 새로운 택배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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