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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 '시각장애 최초 사법연수생' 최영씨 만나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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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 '시각장애 최초 사법연수생' 최영씨 만나 격려

입력
2010.03.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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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최초'란 타이틀이 이름 앞에 늘 따라다니는 노신사와 청년이 1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만났다. 노신사는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66)박사이고, 청년은 시각장애인으로는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최영(30)씨.

제41기 사법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특강하러 연수원을 찾은 강 박사는 강연 직전 최씨의 두 손을꼭 잡으며 "그 동안 시각장애인들에게 막혀있던 길을 처음으로 터줘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 마리의 제비가 나타났다고 봄이 오지는 않듯, 법조계에서 시각장애인 한 명이 나왔다고 금세 장애인의 사회권익이 높아진 건 아니다"라며 사회적 인식이 더 바뀌어야 함을 강조했다.

강 박사는 중학교 때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고아와 가난, 그리고 장애. 이 최악의 조합이 강 박사의 10대 삶을 지배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장애와 시련은 한계가 아닌 극복대상이라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듯 그의 20대 이후 경력은 화려하다.

강 박사는 1972년 연세대 교육학과를 차석으로 졸업했고 1976년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맡아 활약했다. 현재는 유엔 세계장애인위원회 부의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박사가 처음 가슴에 품었던 꿈은 법조인이었다. 대학 졸업 후 미국 UCLA로스쿨에 입학하려고 했지만 현행법상 미국에서 로스쿨을 나와도 한국에서 바로 변호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교육학으로 진로를 바꾼 것이다.

강 박사는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최씨와 980여명의 사법연수생들 앞에서 1시간여 동안 '글로벌리더가 되는 3대 여건, 3C-실력(Competence), 인격(Character), 헌신(Commitment)이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그는 강연에서 "미국에 라과디아 판사라고 있었는데 그가 배가 고파 빵을 훔친 독거 노인을 재판하게 됐다. 노인의 딱한 사정을 들은 라과디아 판사는 1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하고는 자기 주머니에서 10달러를 꺼내 대신 내주고 배심원들을 향해서도 이 노인이 빵을 훔쳐 먹은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며 1달러씩 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동정의 마음(compassion)이 필요함을 사례를 통해 강조한 것임을 그는 강조했다.

컴패션은 함께(com)라는 부사와 열정(passion)이란 단어의 조합이다. 강 박사는 타인의 도움과 자신의 열정이 조화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음을 말하고 싶은 듯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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