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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범행현장 인근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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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태, 범행현장 인근에 있었다

입력
2010.03.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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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10일 오후 3시께 부산 사상구 삼락동 덕포시장 인근 현대골든빌라 주차장 앞에서 경찰관에게 검거됐다. 예상했던 대로 범죄 장소와 평소 출몰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김길태는 이날 시장 인근 빌라 옥상에 숨어 있다가 경찰관에게 발각되자 50~60㎝ 가량 떨어진 옆 빌라 건물로 뛰어넘어 간 뒤 건너편 다른 빌라 건물과의 벽 틈을 타고 1층으로 달아나던 중 일대를 수색하고 있던 부산경찰청과 사하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에게 검거됐다.

김길태는 오후 4시 30분께 수사본부가 차려진 사상경찰서로 압송됐다. 이양 실종 15일, 공개 수배 12일, 이양 시신 발견 5일 만이다.

경찰관들은 주민들이 도주하던 김길태의 다리를 거는 바람에 그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격투 끝에 붙잡았지만 저항 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또 김길태는 도주 도중 건물 벽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다쳤다.

경찰은 이날 덕포시장에서 음식물이 자주 없어진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검거팀을 집중 투입해 포위망을 압축해 나가다 인기척에 놀라 달아나는 김길태를 발견했다.

김길태가 검거된 장소는 사건 현장인 덕포동 재개발지역과 불과 300여m 떨어진 곳이었다. 경찰 프로파일러들은 "김길태가 사회성을 결여한 병적 외톨이여서 근거지 근처에 은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었다(한국일보 10일자 10면). 9일부터 수사본부를 확대한 경찰은 프로파일러들의 지적에 따라 수사 전문 인력과 기동대 병력을 덕포동 일대에 집중 투입해 빈집 등을 반복 수색해 왔다.

검거 당시 김길태는 후드티셔츠와 카고바지(일명 건빵바지) 차림에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오랜 도피 생활 탓인지 깡말라 초췌한 모습이었다. 또 머리와 수염을 제대로 깎지 못해 덥수룩한 상태였다.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사상구 덕포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이양을 납치, 50여m 가량 떨어진 빈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한 뒤 살해해 옥상 물탱크 안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길태를 상대로 이양 납치 살해 여부와 도피 행적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길태가 이양을 살해한 시점이 공개 수사(2월 27일), 공개 수배(3월 2일), 검거 실패(3일) 이후로 확인될 경우 경찰의 섣부른 공개 수사와 허술한 검거 작전이 또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길태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나서 수사에 진통이 예상된다. 김길태는 이날 경찰서에 도착한 직후 '이양을 아느냐' '범행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그러면 왜 도망을 다녔느냐'고 묻자 "그전에 한 일(1월 사상구에서 귀가하는 20대 여성을 옥상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 때문에 도망 다녔다"고 주장했다. 도피 행적에 대해 그는 "빈집에서 라면만 끓여 먹고 살았다"고 말했다.

부산=이동렬기자 dylee@hk.co.kr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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