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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피하라"… 충무로 6월 개봉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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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피하라"… 충무로 6월 개봉 회피

입력
2010.03.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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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편 넘게 한국영화를 소개해온 국내 최대 영화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6월 한 편의 한국영화도 개봉하지 않을 예정이다. 6월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막하는 축구 월드컵이 흥행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한국영화의 6월 개봉은 최대한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충무로가 월드컵 변수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영화 투자배급사와 수입사들은 일부 영화를 제외한 대부분 작품의 6월 개봉을 미루고 적절한 개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6월은 여름 성수기의 시작을 알리는 매력적인 시장임에도 한국영화는 3편 가량만 선보일 전망이다.

대형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동티모르 유소년축구단의 기적을 다룬 '맨발의 기적'만을 6월 초 개봉할 방침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축구영화이기에 월드컵 특수를 노렸다. 다른 소재의 영화라면 개봉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의 활약상을 다룬 '포화 속으로' 1편만을 6월 개봉할 예정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월드컵 변수를 무시할 수 없지만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영화이니 6월 개봉 아니면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월드컵의 위력은 지난 2002년과 2006년에 이미 확인됐다. 2002년 한국 국가대표팀이 4강에 오르며 국내 극장가 관객은 썰물을 이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그 해 6월 총 전국 관객은 632만 8,198명으로 2003년 1,046만 1,425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도 극장은 빈 자리가 많았다. 323만 3,365명만이 영화를 봤다. 2007년 6월 관객은 386만 678명으로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16.4% 늘었다. 한 수입사 관계자는 "외화 개봉도 다들 월드컵을 피하려고 한다"며 "관객 입장에선 영화를 골라서 보는 재미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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