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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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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 대담

입력
2010.03.1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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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창조경제에 있어 도시경쟁력과 서울의 미래'란 주제로 크리에이티브 클래스그룹(Creative Class) 설립자이자 도시발전전략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와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세계경제가 초광역권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지속적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도시만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오 시장은 특히 "디자인과 문화, 관광을 축으로 한 도시마케팅 전략이 미래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플로리다 교수도 "이제 도시 미래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서울의 미래를 위해) 멈추거나 되돌아보지 말고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오시장의 정책에 힘을 보탰다. 이날 대담은 10일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개막된'2010 글로벌서울포럼'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염재호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1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_21세기 도시의 변화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

플로리다 교수: "예전에는 기업에 좋은 것이 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가 국가 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역사적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시민들이 부유하게 살기 위해서는 도시가 활동적이고 번성하는 게 결정적이다."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서울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오 시장: "창조산업, 감성산업, 문화산업이 서울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이 업종들이 10년, 20년 뒤 서울의 경제를 이끌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디자인과 패션, 관광, 컨벤션 같은 사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서울이 도쿄, 싱가포르 같은 경쟁도시를 따라잡으려면 서울 경기 인천을 아우르는 '경인메갈로폴리스'를 구축해 규모를 키워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왜 디자인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데.

오 시장: "솔직히 지난 4년 간 디자인서울에 즐겁게 미쳐 있었다. 실험적 도전이었다. 정치 지도자는 대중이 마음으로부터 이해하지 않는 상황에서 너무 앞서가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안다. 더구나 선거 때가 되니까 상대에서 '디자인에 얼마를 투자했다, 겉치레 전시행정이다'하며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경쟁 상대에 대해) 이해는 간다. 하지만 관광사업을 포함한 미래 도시마케팅은 결국에는 일자리 창출과 연결되는 높은 부가가치 사업이다. 대중은 당장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지만 전문가들은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이런 투자는 임기 4년으로는 부족하다. 더 인내를 갖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디자인보다 단기 효과가 나는 것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플로리다: 미래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도시만이 번영을 이룰 수 있다. 리더십이 해야 할 일은 현재와 과거에 머물지 않는 탄성과 미래로 나가려는 모습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다. 갤럽에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다문화, 개방성, 녹지공간, 문화, 예술에 투자하는 도시들이 좋다고 응답하고 있다."

-소프트 한 정책들은 가시적인 성과가 안 보여 손해를 볼 수 있지 않나.

오 시장: "오늘(9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1로 제주도(43)보다 훨씬 낮았다. 상상이 되나. 디자인도시를 표방하고 변화를 추구하다 보니 외국 유력언론들도 이제 서울을 세계 디자인도시로 선정하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유권자들은 당장 내 주머니에 뭔가 들어오는 그런 정책들에 휩쓸릴 수 있지만 이제 큰 변화의 조짐을 느끼기 시작해 시민들이 쉽게 (소프트 정책을)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도시가 되려면 비전을 공유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경쟁자가 주장하는)무상급식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싫어하는 시민이 누가 있겠나. 그러나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느냐'를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술과 인재 면에서 서울을 평가한다면.

플로리다: "한국은 정보기술(IT)분야의 강국이다. 한국은 400만명의 창조계급이 살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기술과 인재가 서울에 몰려 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도시다. (서울이) 최고 도시가 되기 위해선 젊은 도시가 되야 한다. 그러기 위해 미래에 대한 대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리더십이 중요하다."

오 시장: "개인적으론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IT는 앞서갈 지 모르지만 NT, GT, BT 등 타 분야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마곡 상암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투자했고, 10년 뒤 투자의 결실을 얻을 것이다. 외국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인재들이 진정한 서울시민이 돼려면 주말에 부담 없이 뮤지컬을 즐기는 등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야 하는데 아직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배려도 아직 미흡하다. 서울이 대문화의 용광로가 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플로리다: "뉴욕이나 런던 같은 선진 도시들은 많은 것을 디자인한다. 엔지니어링, 정책, 제도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은 매우 포괄적이다. 이들 도시들은 또 문화와 예술에 많은 투자를 하는데 이는 문화를 흡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리더 역할까지 한다. 다문화사회, 개방사회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많은 혜택을 안겨줄 수 있다."

송영웅기자

강철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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