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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여인을… 가슴 떨리는 3色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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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 여인을… 가슴 떨리는 3色 아리아

입력
2010.03.1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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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욕을 충족시킬 수 있다면 악에 기꺼이 몸을 맡길 여자,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은 여자. 새 봄의 오페라 무대는 뜨겁다. 베르디의 '맥베드'와 푸치니의 '나비 부인'이 일대 접전을 펼친 뒤,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비련의 여인으로 여운을 남긴다. 3월과 4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라갈 작품들이다. '맥베드'와 '루치아'는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다. '나비부인'은 지난해 창단한 수지오페라단의 첫 공연작이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하이라이트는 정략 결혼에 희생된 여주인공이 결혼 첫날 밤 남편을 죽인 뒤 피 묻은 잠옷을 입고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장장 15분의 이 화려하고 비극적인 노래는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1835년 작이지만, 원치 않는 결혼에 사랑을 잃고 미쳐버린 여인의 마지막 선택은 이 시대에도 충격이다.

이번 공연의 루치아, 신영옥은 여태껏 각인돼 온 우아함을 버리고, 극단적 불행이란 상황에 맞춰 충실하게 표변한다. 1990년 신영옥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한 이래 "극장 역사상 가장 위대한 광란의 장면"으로 평가받은 연기를 확인할 수 있다. 4월 19, 21, 23, 25일.

한국-이탈리아 합작 무대'맥베드'는 2007년 같은 곳에서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초연한 작품이다. 베르디가 열 번째로 만든 오페라이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끝까지 밀고 나간 첫 번째 오페라다. 겉보기에는 남자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뒤집어 보면 그의 우유부단한 마음을 잡죄는 여자의 능동성이 오히려 더 인상적이다.

맥베드의 부인으로 나올 알레산드라 레짜는 '라 트라비아타'와 '운명의 힘' 등 베르디 오페라로 두각을 나타낸 소프라노로, 2003년 시즌에 최고 가수상을 받는 등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왕을 죽이라며 부추기는 아내와 그에 혹한 남편의 이중창 '숙명적인 아내여'등은 낭만주의 오페라의 또 다른 극점을 보여준다. 베르디국립음악원 등 이탈리아에서 성악 기량을 닦은 바리톤 고성현이 맥베드를 맡는다. 12, 14, 16일 오후 8시 (02)586-5286

'나비부인'의 주인공 초초상은 서양 남자에게 버림받자 목숨을 끊는 여인이다. 주인공을 맡을 소프라노 김영미에게 '동양의 마리아 칼라스'라는 별칭을 안겨준 감미롭고도 강인한 목소리가 어떤 비련을 엮어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바로티 콩쿠르에서 발탁돼 파바로티의 상대 역으로 활약한 소프라노 파울라 로마노와의 더블 캐스팅이다. 상대역인 미군 장교 핑커톤 역시 이탈리아와 한국 테너, 마리오 말라니니와 신동원을 더블 캐스팅했다.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 인천오페라합창단을 피렌체 극장 상임지휘자 주세페 메카가 지휘한다. 25~27일 오후 7시 30분, 28일 오후 5시.(02)581-5404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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