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행위, 도서정가제 위반 등 도서의 불공정 유통을 감시하는 민간기구인 출판물 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회(위원장 김형성 시아출판사 대표)는 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국출판인회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종의 책에 대한 사재기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밝힌 사재기 혐의 도서는 <아버지의 눈물> (문이당 발행), <마법의 돈관리> (국일경제연구소 발행), <정성> (비전코리아 발행), <4개의 통장>(다산북스 발행)이다. 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신고하는 한편, 해당 책들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각 서점에 보냈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사재기 의혹이 신고되면 심의 후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2008년 출범한 이 위원회는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주요 온ㆍ오프라인 서점 대표와 양철북, 북스토리 등 출판사 대표를 비롯한 출판 관련 민간 인사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가 지난 1~2월 40일 동안 각 서점이 발표하는 주간 베스트셀러에 오른 도서 중 특이한 판매 양상을 보인 책들에 대해 주문내역을 검토하고, 내부고발을 접수하는 방식으로 사재기 여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4종의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 다른 이용자 아이디로 같은 책을 같은 주소지로 여러 권 주문하는 방식, 같은 구매자가 같은 책을 반복적으로 사들이는 방식, 같은 주소지로 같은 책을 여러 서점에 주문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재기가 이뤄졌다.
위원회는 사재기 방지를 위해 문화부로부터 사재기 관련 과태료를 부과받은 출판사의 책은 앞으로 3년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온라인서점 활성화로 사재기 수법이 교묘해짐에 따라 내부자 신고포상금제도 도입, 최고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해당 출판사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다산북스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사재기한 적이 없다. 근거가 없음에도 사재기 혐의라고 해 출판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으므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비전코리아는 “출판사는 직접 사재기 행위에 간여하지 않았다”, 문이당은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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