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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들, 잉카'전 베스트 오브 베스트] <7> 쿠치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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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들, 잉카'전 베스트 오브 베스트] <7> 쿠치밀코

입력
2010.03.1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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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와 안데스 고대문명의 특징 중 하나는 사실적이고도 해학적인 모양의 토기들이다. 특히 페루 북부의 모체 문명은 문자는 없었지만 자신들의 모습과 신화, 생활관습 등을 토기에 남겼다. 사실 안데스 고대문명의 많은 역사적인 내용은 바로 토기의 내용을 해석하여 도출한 것이 많다.

이번에 소개하는 찬카이(Chancay) 문명(AD 1,200~1,470)의 토기는 다른 토기와 달리 회색과 흑색의 조합만으로 이뤄졌다. 신체와 부속물을 표현함에 있어서 아주 고졸한 느낌을 준다. 특히 납작한 머리와 팔을 길게 뻗고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새겨진 쿠치밀코(Cuchimilco)라 불리는 토기가 눈에 띈다. 이 토기는 여성의 모습을 본떠 만든 것으로 지배층의 무덤에 함께 묻는 용도로 사용됐다.

'쿠치밀코'는 초자연적 신을 나타내며 나쁜 액을 몰아낸다고 믿어져 왔다. 한 쌍으로도 발견되는데 이는 선과 악, 해와 달 등의 이원성을 나타낸다. 크기가 꽤 큰 편으로 보통 몸통에는 옷을 걸치고 있다.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집안에 걸어두기도 했는데 이 토기에도 벽에 걸기 위해 4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찬카이 문화는 세밀한 레이스 모양의 직물로 유명한 곳이다. 각종 의복을 비롯하여 많은 생활용품을 세밀한 선을 이용한 레이스로 만들었다. 각 레이스에는 안데스의 다른 문명처럼 그들이 숭배하였던 신을 표현했다. 대부분의 직물은 매장품이지만 건조한 기후 덕에 아주 잘 남아 있다.

찬카이 문화와 관련하여 널리 알려진 것 중의 또 하나가 아마노 컬렉션이다. 일본인 아마노 요시타로(1898~1982)는 개인적으로 수집한 유물을 바탕으로 1964년 페루 리마에 아마노 박물관을 개관했다. 이후에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60km 떨어진 찬카이 지역에서 장기간 직물, 토기, 생활도구 등을 발굴ㆍ수집해 박물관을 토기실과 직물실로 재구성했다. 리마를 방문할 경우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태양의 아들, 잉카'전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8일까지 계속됩니다. 문의 1588-7862

최흥선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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