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83ㆍ사진)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쿠바 정권을 다시 차지했다고 미 시사 주간 뉴스위크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6년 7월 장 수술 이후 공개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은 최근 쿠바 주요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특히 동생 라울 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추진해 온 미국과의 관계 전환이나 중국식 경제 개혁 방안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것. 브라이언 라텔 전 미 중앙정보부 분석가는 “피델은 동생 라울의 정책이 너무 멀리(급진) 간 것으로 여긴 듯 하다”고 밝혔다.
피델의 건강 상태는 쿠바 국가 기밀이지만 이미 회복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때문에 건강상의 이유로 라울에게 이양했던 권좌를 되찾아 정치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라울 의장이 추진했던 사기업 허용, 화폐 제도 개선 등이 모두 중단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라울은 명목적인 의장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최근 쿠바 내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집중단속도, 지난해 라울과 갈등관계이면서 피델의 심복인 라미로 고메즈 메넨데스가 서열 3위에 오른 것도 피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델의 권좌 복귀로 미국과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라울 의장이 지난해 “모든 것에 대해 미국과 협의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 세계 주요 언론들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전망을 밝혔다”고 보도하자, 피델은 자국 언론 기고문에서 “오역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생은 어떤 문제를 제기해도 두렵지 않다는 혁명의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 이후 쿠바 정부는 앨런 그로스라는 미국인 통신장비 거래상을 이유 체포, 미국을 자극했다.
앤디 고메즈 마이애미 대학교수는 “피델이 살아 있는 한 미국과 쿠바 관계는 회복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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