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이 4일 국립국악관현악단에 대해 실시하기로 한 오디션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반발로 무산됐다.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을 갖고 “예술단원의 기본 업무에 속하는 평가를 거부한 단원에게는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창극단에 대한 오디션은 이날 예정대로 진행됐다.
임 극장장은 “오디션 거부는 연습 때 만전을 기하지 못했다는 표시”라며 “정부의 방침이므로 설득해서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극장에 버금가는 민간 예술단이 생기면서 국립극장의 위상은 위협받고 있다”며 오디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재교육, 명예 단원 추대, 교육계 진출 등 중진들을 위한 대책을 구상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립극장은 전통 국악 레퍼토리 40%, 창작 60%의 비율로 오디션을 치르겠다고 지난 1월말 공지했었다.
오디션 거부의 여파로 27, 28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공연키로 했던 퓨전 국악 공연 ‘뛰다, 튀다, 타다’는 무기 연기됐다. 임 극장장은 “전적으로 단원들의 이해 부족 때문에 생겨난 일”이라며 “오디션 거부 사태는 극장의 요구에 대한 불이행이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주의, 경고, 감봉, 정직, 해직 등의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날 ‘심사위원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극장측은 노사 협약을 무시, 기량 향상을 위한 평가라며 일방적인 오디션을 강행하려 한다”며 “연봉 삭감, 단원 해고 등 법인화를 향한 자료를 확보하자는 의도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김호동 국립극장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오디션은 단체협약에 포함된 사안이 아니며 기량 향상이라는 목적 뒤에 저의가 있다는 판단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며 “오디션을 거부했지만 공연을 거부한 것은 아닌데 극장 측이 공연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 오디션에서 심사를 한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 정순임(69)씨는 “소리는 끝이 없는 작업”이라며 “큰 상의 수상자이기도 한 명인들로서는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에 자존심을 상할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후학들에게 보일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18, 19일 국립국악관현악단에 대해 재오디션을 치를 예정이다.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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