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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핏빛 총선 '목숨 건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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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핏빛 총선 '목숨 건 투표'

입력
2010.03.0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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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무장세력의 폭탄 공격 속에서 이라크가 7일(현지시간) 32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을 실시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이후 두 번째 총선이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정치적 혼란이 진정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으나 오히려 반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총선 과정이 피로 물들면서 1,900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7일 오전7시 투표 시작 직전부터 수도 바그다드 등지에 70여 발의 박격포 공격이 이어져 38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바그다드에만 20만명의 군ㆍ경 병력이 배치됐지만 공격을 막지 못했다. 6일에도 폭탄공격으로 4명이 숨졌고 부재자 투표가 치러진 3,4일에는 투표소를 겨냥한 자살 폭탄테러로 45명이 숨졌다.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이라크내 연계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는 웹사이트에 "선거 당일 이라크 전역에 통행금지를 선포한다"며 "이를 어기는 사람은 불행하게도 알라의 분노와 무자헤딘(이슬람 용사)의 각종 무기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정부는 자살폭탄 테러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바그다드에서 모터사이클과 자전거 운행을 금지해왔으며, 총선 당일에는 자동차 운행까지 금지했다. 각 주의 경계를 봉쇄, 지역별 이동도 금지됐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더 큰 문제는 선거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라크 철군 일정을 잡아놓은 미국은 이번 선거로 이라크 재건의 초석을 다지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시아파지만 친미성향인 누리 알 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의 과반확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미ㆍ친이란 성향의 강경 시아파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이끄는 '이라크 국민연맹(INA)', 사담 후세인 정부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과거 총선출마가 금지됐다가 이번에 도전하게 된 수니파 정당인 '국민대화전선(NDF)'등이 연립정부 구성에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는 무려 12개 정당연맹체 및 86개 정당에서 6,172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친미, 반미, 친이란, 반이란, 이슬람 강경파, 이슬람 온건파 등이 뒤섞인 복잡한 정치역학 속에서 이라크가 향후 어떤 묘수를 찾아갈 것인지 주목된다. 총선 결과는 10일 발표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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