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우리 고유의 사상이며 과학입니다. 일부만 보고 잡술이나 미신으로 치부하는데이를 바로잡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전국 풍수지리인들이 최근 대전에서 창립한'대한민국 풍수지리연합회'의 산파역을 맡고초대회장에 선출된 민중원(58)씨를 9일 중구 선화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느릿한 말투로 대뜸"사람들이 풍수를 비과학적이고 미신이라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일부 직업적인 지관들이 발복지(發福地)를 따지며 신비적인 요소를 가미해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며 제 대접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대선 때 정치인들의 조상묘지 이장 등이 논란이 되는 것도 풍수는 가만히 있는데 정치가 이를 이용하면서 풍수의 근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 30만명에 달하는 풍수지리인들을 하나로 모아 연합회를 결성한 것도 풍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우리 조상들의 문화에 녹아 수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풍수지리 사상을 재정립하고 독립된 학문으로서 체계화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풍수지리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우리 스스로 전통문화의 한 축인 풍수지리를 발전시키고 보급하기 위해 단체 하나 변변히 만들지도 않으면서 '내가 최고'라는 식의 배타적인 언행으로 대중들의 신뢰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라며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풍수지리는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 만한 효(孝)와 적덕(積德)사상이 녹아 있다"며 "이는 안전한 사회와 평화로운 가정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밝혔다.
풍수지리의 과학성도 강조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배산임수(背山臨水)는 자연친화적이고 재해를 예방하는 조상들의 상식이 축적돼 과학이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생활풍수는 이 같은 상식을 적용한 것"이라며 "흘러가는 물길의 퇴적면과 침식면을 보고 건물을 지어야 재해를 예방할 수 있듯이 실생활에 풍수를 적용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육체적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풍수를 기반으로 풍수의 세계화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홍콩이나 대만출신 풍수인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미국에 우선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토목과 건축 분야에서 건물입지와 배치, 조경 등에 풍수인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풍수사상이라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경쟁력을 자신했다.
민회장이 특히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풍수의 학문적인 이론체계 정립과 풍수인의 자질 향상이다. 표준교재를 만들어 개인별, 학파별로 제각각인 이론과 원리를 통합하고 학문적인 체계를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풍수인 자질향상을 위한 자격증 발행도 추진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이 쉽게 풍수지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책자 발간과 순회강연, 답사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다음달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에 대한 풍수지리 세미나도 계획하고 있다."정치적인 측면보다는 풍수적인 측면에서 도시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보완점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