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요즘 읽는 책은?
"솔직히 책을 자주 읽을 형편이 못 된다. 가장 최근에 읽은 조너선 색스의 <차이의 존중> 을 소개하겠다." 차이의>
_ 왜 이 책을?
"지난 가을, 사학과 한국문학을 전공한 큰 딸이 추천해줬다. 국악을 하는 내게 '차이를 존중하자'는 이 책의 메시지는 유독 의미있게 다가왔다. 국내에서 국악은 변두리로 치부되는 장르다. 많은 지식인들이 서양의 18~19세기 클래식은 자연스레 향유하면서 국악 등 월드뮤직은 어색해하는 게 늘 안타까웠다. 애국심을 갖고 국악을 좋아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서열을 매기지 말고 각각의 특징을 존중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어 하고 싶다."
_ 이 책의 좋은 점은?
"여전히 종교와 문명간 충돌이 잦은 현대 사회에서 '평화'라는 소중한 가치를 새삼 깨닫게 했다. 랍비인 저자는 깊고 넓은 지식세계를 내비치는데, 다방면으로 배울 점이 많았다. 그의 진지한 서술 태도는 유대교가 괴팍하고 아집에 사로잡힌 종교라는 오해를 풀기에도 충분했다."
_ 인상적인 대목은?
"인상 깊은 부분이 참 많아서 차라리 아쉬운 점을 말하고 싶다.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저자의 한계를 보았다. '차이'를 깊이 연구했으면서도 종교의 다양성을 말할 때 가톨릭, 기독교, 이슬람교 등 서양 종교 외에 불교나 소수 종교를 다루지 않은 것이다. 또 '차이를 존중하자'는 주장이 오히려 차이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작은 지적이지만 'The Dignity of Difference'라는 원제의 올바른 번역은 '차이의 존엄'이 아닐지. 책의 내용도 존중보다는 존엄에 가까웠다."
_ 추천한다면?
"자신이 가진 편견을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누구든 읽기를 권한다. 모든 사람들은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가. 나도, 심지어 이 책의 저자도 그 부분을 피할 수 없다. 혹자는 종교서적이라 하지만 굉장히 광범위한 세계를 아우르는 책이라고 자신한다."
<차이의 존중> 은 유대교 랍비인 저자에게 종교 부문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안겨준 역작이다. 문명간 충돌로 위기를 맞은 우리 시대에 타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임재서 옮김. 말글빛냄(2002)ㆍ376쪽ㆍ1만5,000원. 차이의>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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