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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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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나마스테!

입력
2010.03.0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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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인 네팔에 다녀오겠다는 후배의 출국 인사를 받았다. 네팔의 아동문학가 단체로부터 초청을 받았다고 한다. 네팔은 히말라야 원정을 위해 찾는 나라였는데 이젠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후배는 현지에서 그곳 어린이에게 특강을 한다고 했다. 그 말에 십수 년 전 네팔에 갔을 때의 약속이 떠올랐다.

히말라야에서 내려와 수도 카트만두에서 머물며 잃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숙소에서 1시간쯤 떨어진 보우드넛 사원으로 걸어 다녔다. 거기엔 세계 최대의 대탑(大塔)이 있어 자연히 큰 시장이 형성됐다. 사원에서 대탑을 시계방향으로 돌며 기도하거나 오체투지하는 사람을 따라 절을 올렸다. 그리곤 탑 위에 앉아 명상과 호흡으로 시간을 보냈다.

한 보름쯤 보우드넛 사원을 찾아갔지만, 만날 때마다 나에게 손을 내미는 그곳 아이들에게 한 푼의 돈을 주지 않았다. 어린 아이가 더 어린 젖먹이 동생을 업고 나와 구걸을 하는데도 차갑게 외면했다. 돈을 주는 일, 그건 어린 영혼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다음 세상에서 만나면 내가 종이 되어 주인으로 섬기겠다고 울며 기도했었다.

감성적이었던 그 약속 잊고 있었는데 후배가 바르고 착한 방법으로 도와주고 있어 고마웠다. 떠나는 후배에게 히말라야 식으로 인사를 한다. 나마스테!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인사합니다.

정일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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