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민은행에서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녹색 관련 산업을 '그린 오션'(Green Ocean)으로 부른다. 기회가 많은 사업 영역이라는 뜻의 '블루 오션'이라는 단어로는 충분히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그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그래서 녹색금융 시장에서의 신사업 발에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실제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권뿐 아니라, 전 금융권을 통틀어서도 녹색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지 정부시책에 편승하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은행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수익원을 발굴하는 차원"이라는 강정원 행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우선 담당 조직부터 남다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은행장을 단장으로 하고 연구소장을 부단장으로 하는 '녹색금융ㆍ경영추진단'을 발족한데 이어, 올 1월에는 이를 은행장 직속 본부급 부서인 '녹색금융사업단'으로 격상시켰다. 행내 모든 녹색관련 사업의 컨트롤 타워로 만들고, 담당 부서의 위상도 대폭 높인 것이다.
영업 측면에서의 노력은 크게 녹색금융과 녹색경영으로 나눠볼 수 있다. 녹색금융은 은행의 금융중개 과정에서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녹색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녹색 금융상품 개발 ▦탄소거래 관련 신규시장 개척 등 대외적인 녹색 영업활동을 뜻한다.
기술보증기금과 7,500억원 규모의 보증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녹색 성장산업을 지원하는 한편, 각종 상품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자의 1%를 녹색성장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Green growth e-공동구매 정기예금' ▦녹색 성장기업에 필요한 여신 및 각종 금융서비스를 우대 지원하고 대출이익의 0.5%를 녹색성장 발전기금으로 기부하는 'KB Green Growth Loan' ▦친환경상품 제조기업 및 신 재생에너지 전문업체 등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기업에 대해 연 0.3%의 우대이율을 제공하는 '사업자 우대적금' ▦국내 최초로 자전거로 인한 상해 및 비용 손해를 저렴하게 보장하는 '녹색자전거보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친환경 기업은 국민은행의 우선 거래대상이 될 뿐 아니라 대출을 받을 때도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작년 5월부터 국내 은행 최초로 4,500여 거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기 신용평가시 친환경 항목을 반영해 100점 만점 중 2.5점 가량의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가점을 받아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만큼 대출 한도액과 금리 조건이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은행 내부 경영에 녹색마인드를 체화시키는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일대 4개 빌딩에 본점 부서가 분산돼 본점 직원의 경우 업무 협의를 위한 외출이 잦은 데, 대부분 차량 보다는 업무용 자전거를 적극 이용한다. 차량 이동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아끼기 위해서다.
지난해 2월에는 본점(여의도ㆍ명동) 1층 로비와 일부 영업점(신규, 이전 등)의 간판 등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조명기구로 교체하기도 했다. 또 그해 여름에는 '환경자각을 통한 에너지 절약캠페인'을 실시, 모든 부서와 지점이 7, 8월 전기요금을 전년 대비 5% 이상 절감하기도 했다. 금융권 최초로 조성한 '탄소 중립의 숲'도 눈에 띈다. 국민은행과 임직원이 영업과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양 만큼의 탄소를 흡수하는 'KB탄도 중립의 숲'을 지난해 11월 경기 용인시 일대에 조성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9월 한국능률협회 주관 '글로벌 녹색경영대상'을 수상했고 10월에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한국위원회'가 주는 기후변화대응 금융부문 리더상도 받았다.
강 행장은 "녹색경영을 기업문화로 승화시키려면 직원 마인드 변화가 필수적"이라며 "녹색경영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국민은행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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