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온두라스대사에 한국계 강영신(57ㆍ여)씨가 내정됐다.
외교 소식통은 7일 "온두라스 정부가 한국계 온두라스인인 강영신씨를 주한대사로 내정하고 지난달 말 우리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요청했다"며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늦어도 다음 달 안에 부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한국계 외국인이 주한 외국대사관 직원으로 서울에서 근무한 사례는 있어도 한국계 인사가 주한 외국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온두라스 정부가 한국과의 우호 관계를 고려해 이 같은 인사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국내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포르피리오 로보 소사 온두라스 대통령이 2주 전쯤 직접 전화를 해 주한 대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나를 통해 한국과 확실히 우호 관계를 맺으려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그간 한국 교민들을 위해 일해 왔는데 이제 온두라스를 위해 일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강씨는 온두라스 육사 교수로 초빙된 남편 고 송봉경(2008년 작고)씨를 따라 1977년 온두라스로 이주해 33년간 살아왔다. 그는 1987년 온두라스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드라스 이민 초기 당시 강씨 내외는 테구시갈파에서 종합체육관을 운영했으며 1986년 당시 장관이던 로보 대통령이 태권도를 배우러 오면서 각별한 사이가 됐다고 한다.
수도여고와 서울교대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했던 강씨는 현재 온두라스 한국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현지 교민과 주재원 자녀 등에게 한글과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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