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7일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지난해 9월 대표 취임 직후 친이계와 친박계의 틈새 속에서 활로를 모색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동안 여당 대표로 비교적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세종시 정국을 거치면서 차기 유력한 대선주자 중 한 사람으로 입지를 다졌다.
취임 초기 당 안팎에선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정 대표가 양대 계파로 나뉜 한나라당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한나라당이 10ㆍ28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2승을 거뒀으나 수도권에서 완패함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론이 불거지는 등 정 대표는 한때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세종시 정국은 정 대표에게 전환점이 되었다. 정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면서도 양대 계파 모두에 대화를 강조해 원안을 고수하는 박 전 대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는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박 전 대표와 달리 꾸준히 토론과 타협 등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 대표가 상승세를 타면서 선두인 박 전 대표와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점은 이 같은 사실을 보여준다.
발로 뛰는 정치도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과 발맞추기 위해 현장을 자주 방문했으며, 지난해 10ㆍ28 재보선 기간에는 흙 바닥에서의 큰 절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 대표가 '박근혜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내에서 진행 중인 세종시 논의와 지방선거 결과가 그것이다. 앞으로 중진협의체 등을 통해 세종시 문제가 큰 파국 없이 정리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정 대표의 위상은 보다 확고해진다. 하지만 세종시 문제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정 대표는 또다시 난관을 겪어야 한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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