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울산 모비스는 거짓말 같은 역전우승을 일궜다. 시즌 종료까지 3경기를 남겨두고 1위 원주 동부를 추월한 뒤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올해는 분위기가 지난해와 반대로 흐르는 듯했다. 모비스는 지난 1일 40일 만에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모비스는 남은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패해도 정규시즌 우승을 부산 KT에 넘겨줘야 하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모비스가 팀 통산 5번째 정규시즌 우승트로피를 품었다. 모비스는 7일 창원에서 벌어진 2009~10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경기에서 80-69로 승리했다. 40승14패로 시즌을 마친 모비스는 KT와 시즌성적과 맞대결성적(3승3패)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맞대결 골득실(472점 대 424점)에서 앞서 1위가 됐다.
모비스의 2연패는 2005~06시즌, 2006~07시즌에 이어 두 번째이고, 우승은 원년이던 97년을 비롯해 05~06, 06~07, 08~09, 09~10 시즌 등 5번째다. 5차례 우승은 10개 구단 최다우승 기록. 2004년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4번이나 우승을 일구며 현역 최고의 명장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모비스 2연패의 원동력은 '톱니바퀴' 조직력에서 찾을 수 있다. 200㎝대 선수는 한 명도 없지만 모비스는 조직력으로 높이의 열세를 극복했다. 함지훈 던스톤 헤인즈 양동근 김효범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점대 선수는 없지만 베스트멤버는 매 경기 꾸준히 10점 이상, 백업요원은 10점 가까이 넣는 게 모비스다.
유재학 감독은 플레이의 중심에 외국인선수가 아닌 국내선수를 둔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출전이 한 명으로 줄어든 것도 모비스에는 악재가 아닌 호재였다.
최인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모비스는 특정선수에게 치중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에 기복이 없다"며 "유 감독의 포지션별 특성을 잘 살리는 용병술과 선수들의 뛰어난 위기대처능력도 모비스만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KT는 2003~04시즌 동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한 시즌 40승을 돌파하고도 골득실에서 밀려 2위에 그쳤다. 또 막판 무서운 기세로 3위까지 넘봤던 LG는 9연승을 마감하며 4위가 확정됐다.
10일부터 시작되는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는 4위 LG-5위 동부, 3위 KCC-6위 삼성의 대결로 압축됐다. 4강에 직행한 모비스와 KT는 각각 4,5위전 승자, 3,6위전 승자와 챔프전 진출을 다툰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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