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곤충기> 는 어린이들이 보는 재미있는 책 정도로 잘못 알려졌어요. 이 책은 곤충학의 고전이자 성경이면서, 곤충 생태에 비추어 인간을 통찰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어 원전을 완역해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파브르>
<파브르 곤충기> 전 10권을 완역한 곤충학자 김진일(68) 성신여대 명예교수의 말이다. 현암사에서 2006년 제1권이 출간된 이후 4년 만에 8,9,10권이 한꺼번에 나와 완간됐다. 첫 권 출간 전 2년 반에 걸친 번역 기간을 합치면 근 7년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파브르>
<파브르 곤충기> 는 그동안 주로 어린이용 발췌본으로 소개됐다. 1999년 완역판이 있긴 한데 생물학, 곤충학 전공자가 번역한 게 아니어서 전문용어를 제대로 옮기지 못했다. 요즘 곤충학자들은 자기 분야만 파고들지 파브르처럼 다양한 곤충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다시 완역할 사람도 나오기 어렵다. 파브르>
김 교수는 국내 곤충학 도입 초기 세대로 곤충학 전반을 공부한 일반곤충학자이고 분류학자인데다 프랑스에서 유학해 프랑스어도 잘 알기 때문에 <파브르 곤충기> 완역의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파브르>
"내가 꼭 해야 할 일이다 싶어서 나섰다"는 김 교수는 파브르는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예술가처럼 관찰하고, 시인처럼 느끼고 표현하는 위대한 과학자'라고 설명하면서, <파브르 곤충기> 를 완역하는 동안 파브르의 천재성에 놀랐다고 말했다. 파브르>
<파브르 곤충기> 는 파브르가 56세 때인 1879년 1권을 낸 이래 86세 때인 1909년 제10권을 내기까지 30년이 걸린 역작이다. 여기서 그가 다룬 생물은 1,500여종. 하나하나 우리말로 정확히 옮기는 것부터 보통 일이 아니다. 파브르>
이중 국내에도 있는 종은 100종가량밖에 안된다. 김 교수는 나머지 종에는 국내 종과 가장 가까운 우리말 이름을 일일이 새로 지어 붙였다. 파브르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 틀렸거나 나중에 바뀐 학명도 꼼꼼히 바로잡았다. 김 교수가 번역본을 '한국판 파브르 곤충기'라고 자부하는 이유다.
글 오미환 기자 mhoh@hk.co.kr
사진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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