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에 통보 없이 1966년에 적어도 3개월간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미군기지의 함선에 핵무기를 보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에드윈 라이샤워 전 주일 미 대사 특별보좌관이었던 조지 패커드씨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며 패커드씨는 핵무기 탑재 군함을 "거의 상시적인 행태로 배치해 핵 공격에 대비했으며, (일반적인) 통과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패커드 씨에 따르면 1966년 당시 이 핵무기는 이와쿠니 기지 연안의 계류장에 있던 해병대 전차 양륙함에 3개월간 보관돼 있었고, 유사시 이와쿠니 기지의 항공기에 탑재될 예정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미 국방부 지휘부도 파악하고 있었다.
패커드씨는 "이와쿠니의 핵무기는 (미일 협약에 따라 허용되는) 통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라이샤워 대사가 판단해 격노했다"며 대사직을 내놓고 폭로할 가능성까지 언급해 가며 미군에 철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군의 의도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비밀리에 배치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은 1960년 안보조약 개정 때 일본에 핵을 반입할 경우 사전 협의하고 핵무기 탑재 항공기나 함정의 일시 기항이나 통과는 사전협의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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