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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의 나진항 확대 개방을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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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의 나진항 확대 개방을 주시한다

입력
2010.03.0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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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두만강 하구에 인접한 나진항의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전인대에 참석 중인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간부는 어제 중국이 2008년 나진항 개발 및 사용권을 10년간 확보한 데 이어 추가로 10년 연장을 추진 중에 있다고 전했다. 요즘 외국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북한인 만큼 중국의 나진항 사용권 연장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도 최근 나진항 5호 부두의 50년간 사용권을 얻어냈다고 한다.

북한의 나진항 개방 확대는 올해 본격화하고 있는 대외무역 확대와 외국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난 극복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 조짐은 새해 벽두에 나진항이 속해 있는 나선시를 특별시로 승격시키고,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방문하는 등 큰 관심을 기울인 데서 나타났다. 북한은 1991년 나진ㆍ선봉지구를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지정해 부분적인 개혁개방 조치를 시행했으나 외국자본 진출이 미미해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진항 개방 확대를 통해 지린성 등 중국의 동북 3성 및 러시아 연해주 등과 연계한 개발을 시도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중국은 나진항을 태평양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출구로 보고 훈춘에서 나진항에 이르는 도로의 확장과 보수를 지원하는 등 기반조성에 열심이다. 한때 중국의 이러한 노력에 소극적 반응이었던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면 중국과 함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11월 탈퇴를 선언했던 유엔개발계획(UNDP)의 두만강개발계획에도 외국투자 유치에 활용하기 위해 조만간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북한의 나진항 개방 확대가 폐쇄적 자급자족 체제에서 벗어나 개혁개방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이라면 바람직하다. 그러나 계획경제를 완화한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 상태여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장기간의 남북관계 경색으로 남북경협이 뒷걸음질하고 있는 상태에서 북중 경제관계가 긴밀해지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장차 남북경제 통합에 중대한 저해요인이 될 수 있는 탓이다. 북한의 나진항 개방 확대를 편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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